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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일 : 18-12-31 10:2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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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동호회활동] 우암수필동아리: 아름다운 적선
글쓴이 : 김경옥 조회 : 16,619
<짧은 산문>
아름다운 적선 - 윤수천

가난한 성악가가 있었습니다. 어느 눈 오는 저녁, 그는 집으로 가는 도중에 한 장님 거지가 거리 한쪽 구석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. 거지의 외투에는 눈이 수북이 쌓여 있었습니다. 그는 그냥 지나갈 수가 없었습니다.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수중엔 돈이 한 푼도 들어있지 않았습니다. 그는 걸음을 멈춘 채 낭패한 얼굴로 거지를 내려다보았습니다.
“저는 가난한 성악가입니다. 원하신다면 저의 노래를 드리겠습니다.”
성악가가 정중히 말했습니다. 노래라는 말에 거지는 고맙다는 듯 몇 번이나 절을 했습니다.
“그럼 불러드리겠습니다.”
성악가는 온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. 어찌나 열성적으로 불렀던지 그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되었습니다. 노래가 끝났을 때 거지의 눈에서는 감사의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.
“성악가님, 고맙습니다. 제 생애에 오늘처럼 기쁜 선물을 받기는 처음입니다.”
노랫소리에 몰려든 사람들의 눈에서도 감동의 눈물이 비쳤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