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작품읽기 2.> ‘그 집 앞 / 김선화’를 소개합니다.
여러 번 읽고, <5줄 쓰기>와 <비유 찾기>를 시도하여 보셔요.
그 집 앞 / 김 선 화
길을 가다가 “아줌마”하고 들어서면 “네”하고 남자가 반기는 꽃집이 있다.
부부가 운영하는데 주로 남자가 일을 본다. 그 인상이 말쑥하고 친절했다. 한번은 허브 식물에 관심이 쏠려 둘러보고 있었다. 그러자 예의 그 남자가 다가오더니 내가 살피고 있는 화초줄기를 거머쥐고 쓰다듬었다.
나는 속으로 ‘화초 사랑이 끔찍하구나.’ 했다.
그런데 그 손이 내 코끝에 펼쳐졌다. 솥뚜껑만한 맨손이었다. 순간적으로 당하는 어이없는 일이어서 나는 움찔했다. 하지만 그 저의를 알아내느라 상대방의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았다. 잠시 후 그는 반짝이는 눈으로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.
“로즈마리입니다. 어때요. 향이 좋지요?”
그 때서야 잔잔히 스미는 허브 향이 느껴졌다. 나는 멋쩍은 마음을 들킬세라 황급히 화분 두 개를 집어 들었다. 그리고 다시는 그 집 앞을 지나다니지 못하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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