수필은 ‘우리의 삶’을 담는 그릇이라 합니다.
좋은 수필을 읽는 것은 좋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답니다.
<수필작품읽기>와 <수필쓰기>에 관심 있으신 분들의 참여를 기대합니다.
회비는 없습니다.
첫 모임을 11월1일(목) 점심 후, 1:00~1:30 요양병원 대합실(Lobby)에서 가졌습니다.
아무때나 #215로 연락 주십시오.
<작품읽기 1.> '눈 위의 글씨'를 소개합니다.
감사합니다.
눈 위의 글씨 / 윤오영
어느 날 들에 나갔더니 눈이 하얗게 덮여 있었다. 나는 목필(木筆)을 들고 종일 들판으로 돌아다니며 마음 내키는 대로 눈 위에다 낙서(落書)를 하고 돌아왔다. 내 글씨는 옥판(玉板)의 전자(篆字) 같이 아름다웠다.
열흘 뒤에 가 봤더니, 눈은 다 녹아 버려 자취도 없고 검은 흙만이 슬프게도 드러나 있었다. 내 글씨도 남아 있지 아니했다.
또 열흘 뒤에 가 봤더니, 새싹들이 파릇파릇 아름답게 돋아나고 있었다. 눈 녹은 물이 지하로 스며들어 저 새싹들을 나게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. 그 속에는 내 글씨도 들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. 그리고 기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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